목록미국변호사 (23)
병아리 미국 서바이벌

애틀란타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 떨어진 아덴스라는 도시에 Creature Comforts라는 맥주 양조장이 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이 양조장에서는 맥주도 제조해서 많은 슈퍼에 납품을 하고 또 사람들이 그곳에서 직접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사건은 바야흐로 올 해 1월에 이 양조장에서 노조를 원한다고 우리 기관에 신청을 했다. 노조 투표를 하기 전 고용주는 그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표권이 없다고 주장하여 결국 그 논쟁에 대하여 2월에 청문회가 열렸었다. 청문회가 열리고 결과가 나온 건 무려 9월이었다. 결과는 고용주가 주장한 것과 반대로 그 사람들이 투표권이 있다는 것이었다. 결과가 나오고 10월에 노조 투표가 진행되었는데 결국 노조는 채택되지 않았다. 내 추측으..
저번에 기록했던 것 같이 최근에 판사님에게 제출할 post-hearing brief (서면)을 쓰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약 한 달 동안 정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는데 그 중간에 선배 변호사님 한 분이 개인적으로 연락이 오셨다. 그분이 나한테 서면 언제까지 제출해야 되냐고 물으시면서 끝나면 같이 밥 먹으면서 축하하자고 하셨다. 이 문자를 받았을 때 너무 힘이 되었다. 누군가 나를 생각해 준다는 사실과 누군가 내 고충을 알아준다는 사실이 정말 위로가 되었다. 오늘 드디어 그 변호사님과 나의 첫 서면 제출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 변호사님도 오시고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다른 변호사님도 오셔서 총 세 명이 토요일 점심에 만나서 식사를 했다. 직장인으로서 일 시간이 아닌 사적인 시간을 내서 주말..
약 한 달 동안 내가 여태까지 맡았던 임무 중 어쩌면 제일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건 최근에 마친 재판 후에 판사님에게 제출할 서면 (post-hearing brief)을 쓰는 것이었다. 원래 이 사건을 맡으신 선배 변호사님이 2주 동안 해외로 휴가를 가버리시면서 나에게 "네가 이걸 대신 써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라고 하셨다. '이거를 하면 너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포장 없이 말하셔서 좀 웃겼다. 그런 솔직함에 오히려 더 해드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서면을 쓴다는 것이 되게 막막했다. 서면을 로스쿨 다닐 때 몇 번 써본적은 있지만 그건 학교에 제출하는 거라서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았다. 학교에서 틀리면 교수님이 고쳐주지만 실전에서는 내가 틀리면 우리 편이 질 수도 있으니 부담이 됐다. 내가 ..
병아리 변호사 일 년 차에 드디어 첫 재판을 하게 되었다. 선배 변호사 사건에 투입 되어서 "second chair"를 맡게 되었다. 처음으로 증인을 세워보고 판사님 앞에서 "Objection!"도 외쳐보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일들을 해보았다. 반대 심문 (Cross examination)을 할 때는 유도 신문 (leading question)을 해도 된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법대 다닐 때 배웠는지 안배웠는지 솔직히 기억도 안 난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 사실을 몰라서 상대편 변호사가 반대 심문을 할 때 내가 "Objection! Leading!"이라고 외쳐서 선배 변호사가 지금은 유도 신문을 해도 된다고 귀띔 해주었다. 판사님은 이런 어리숙한 병아리 변호사인 보고 어떤 마음이 드셨을까? 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