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분류 전체보기 (42)
병아리 미국 서바이벌
미국은 전체적으로 At-will employment (해고 자유 원칙)을 따르고 있다. 언제든지 고용주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고 직원도 언제든지 다른 직장으로 옮길 수 있다.그래서인지 한국 만큼 퇴직금을 주는 직장이 많이 없다. 나는 Severance agreement (퇴직금 동의서)에 관련된 사건을 맡게 되었다. 그 사건은 고용주가 퇴직금을 주는 대신 직원에게 부당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예를 들면 직원의 입막음을 하기 위해 광범위한 confidentiality (비밀 보장 조항)을 요구한다던지 고용주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할 수 없게 non disparagement clause (비방 금지 조항)를 집어넣었다. 나의 클라이언트는 이러한 조항들이 자신의 권리를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여 퇴직금 동의..

5월은 정말로 다사다난한 한 달이었다.정말이지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 5월 초에 갑자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했고 바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구매하고 장례를 치렀다.약 열흘 정도 한국에 머물렀는데 회사에서 그 기간을 병가로 처리해 줘서 휴가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참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뵈었던 건 약 5년 전이다.올 가을에 한국에 가서 할아버지를 뵈려고 했었는데 너무 늦어버렸다.할아버지는 내가 대학교 들어갔을 때부터 나를 엄청 자랑스러워해 주셨고 내가 변호사가 된 걸 아셨다면 너무나도 기뻐해주셨을 것이다. 슬프게도 할아버지는 치매가 걸리셔서 내가 법대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도 패스하고 지금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도 잘 모르셨다. 하지만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자랑스러..

2024년 4월 30일. 어제 나의 29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아주 예전에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중에 "스물아홉 생일, 1 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란 책이 있다.그걸 읽었을 때만 해도 내가 그 나이가 될 거라곤 생각치 못했던 것 같다. 나의 20대가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다니 허무하기도 하다.가장 예쁠 나이에 연애도 더 해보고 데이트도 더 해봤으면 좋았을 걸이란 생각도 든다.하지만 후회스럽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의 20대는 꿈을 향해 후회 없이 달려갔기 때문이다. 2017년, 22세대학교를 졸업했을 때는 위풍당당했다.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줄만 알았고 두려움이 없었다.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로스쿨 준비 시험인 LSAT 공부에 돌입했다.독서실을 끊고 무작정 독서실에 출근하기 ..

미국 노동부 소속 변호사로서 나의 일 중 하나는 노조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다. 직원 중 30%가 노조를 원한다고 사인을 하면 우리 기관에서 노조 선거를 진행한다. 선거 시간과 날짜, 그리고 누가 선거를 할 수 있는지 (eligible voter) 등을 조율하는 것도 우리의 임무이다. 그래서 이 모든 세부 사항이 정해지면 선거를 진행하는데 우리 기관은 노조의 편도 아니고 고용주의 편도 아니고 중립의 입장을 지킨다. 그래서 한쪽의 관계자와 더 친하게 보여서는 안 되고 도움을 받아서도 안된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 커피숍의 노조 선거를 하러 갔을 경우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있어서도 안되고 노조를 지지한다는 스티커를 붙여서도 안된다. 투표를 다 개표했을 때 과반수 (50% 이상)가 노조를 지지하면 노조가 채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