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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미국 서바이벌

미국 아이들은 한국 아이들과 다르게 노란색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보면 아파트 단지 앞에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흔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미국 어디에 가도 스쿨 버스는 다 비슷하게 생겼다. 유명한 스쿨 버스 제조 업체 중 하나인 Blue Bird Corporation이 노조 채택 투표를 하게 되면서 우리 기관에서 그 투표를 진행하게 되었다. 1,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이틀에 걸쳐서 노조를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투표를 했다. 새벽부터 오후까지 여러번에 세션에 걸쳐서 투표를 진행했다. 그분들의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나누어 주고 간단한 설명을 해주었다. 이름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는데 그 이유는 그 회사에 다니는..
법대를 다니면서 또 현재 변호사로 일하면서 더욱더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전까지는 모든 것을 되게 쉽게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다. 선생님이 말하는 것, 부모님이 말하는 것에 거의 반박을 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 말을 수긍하지 못하고 자꾸 따지고 드는 사람들이 유난스럽고 성가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법대에 간 이후부터 정말 사소한 논쟁 때문에 소송이 지고 이기고 하는 것을 배우고 창의성을 발휘해서 논리적으로 논쟁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변호사의 자질인지 배웠다. 지난주에 청문회 (hearing)이 있었는데 논쟁의 주제는 어떤 회사의 포지션들이 관리자 (supervisor)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문제였다. 그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
“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been opened for us.” Helen Keller 사람은 자기가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 있는 법이다. 나도 지금의 직장에 오기 전에 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확신할 수 없었고 그랬기에 모든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두었다. 로스쿨에 들어오기 전부터 노동법을 하고 싶었지만 막상 3학년이 되니 그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오히려 관련 수업도 듣고 인턴십도 해보니깐 내 생각이랑 다른 부분이 많았다. 저번에 다루었던 법의 한계를 느끼며 답답하기..

공무원 (公務員)의 한자는 공평할 공, 힘쓸 무, 인원 원 이다. 공의를 위해 힘쓰는 사람 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 public servant라고 한다. 사람 (대중)들을 섬기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연방 정부의 변호사로 일한 지 한 달이 채 안되었지만 나의 직업에 대한 의미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 기관에서는 노동법을 위반한 기업이나 노조를 정부를 대신하여 소송한다. 일반 로펌이었다면 이 소송이 진행할 가치 ("merit") 가 있던 없던 밀고 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돈이 된다면 이길 수 없는, 어쩌면 결과적으로는 무의미한 소송도 진행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관에서는 이 소송이 진행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가치가 있을 경우에만 소송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