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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미국 서바이벌
저번 주에 클라이언트 중 한 분이 나에게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 내가 일을 잘 못했다고 하면서 정확히 나의 "인종" 때문에 내가 케이스를 잘 조사하지 않아서 이 사건이 기각당했다고 했다. 내 상사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사건은 우리 오피스를 벗어나서 워싱턴 디씨에 있는 본사까지 넘어갔다. 상사는 이 사건에 대한 나의 입장문을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분이 아무리 터무니없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 제기를 했으니 우리는 여기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장문을 써야하기에 내가 이 사건을 맡고 나서부터의 기록을 다시 훑어보았다. 그랬더니 처음부터 낌새가 안좋긴 했다. 엄청 예민한 분이라는 걸 그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처음에 진술서를 받기 위해 약속을 잡았는데 몇 번이나 취소..
약 한 달 동안 내가 여태까지 맡았던 임무 중 어쩌면 제일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건 최근에 마친 재판 후에 판사님에게 제출할 서면 (post-hearing brief)을 쓰는 것이었다. 원래 이 사건을 맡으신 선배 변호사님이 2주 동안 해외로 휴가를 가버리시면서 나에게 "네가 이걸 대신 써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라고 하셨다. '이거를 하면 너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런 포장 없이 말하셔서 좀 웃겼다. 그런 솔직함에 오히려 더 해드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서면을 쓴다는 것이 되게 막막했다. 서면을 로스쿨 다닐 때 몇 번 써본적은 있지만 그건 학교에 제출하는 거라서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았다. 학교에서 틀리면 교수님이 고쳐주지만 실전에서는 내가 틀리면 우리 편이 질 수도 있으니 부담이 됐다. 내가 ..
2박 3일로 아틀란타와 4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로 출장을 다녀왔다. 사건은 그 지역에 있는 조그만 커피샵에서 직원들이 파업을 했는데 파업을 한 직원들 약 10명 정도를 해고한 것이다. 지역 신문, 뉴스에도 나올 정도로 나름 화제거리였다. 여태까지 맡았던 사건들 중에선 가장 큰 사건이라 마음에 큰 부담감이 생겼다. 큰 사건인 만큼 그곳에 직접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조사를 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처음에는 혼자 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한 명 더 같이 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그래서 베테랑 변호사 한 분과 함께 그곳에 가게 되었다. 도착한 당일에 그 변호사 분과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건지 이야기하면서 나의 심정도 이야기했다. 부담이 많이 된다고 이야기..
변호사로서 일을 시작한 지 오늘로 301일이다. 약 10개월이 흐른 이 시점에 첫번째 인사 평가를 받았다. 총 네가지 항목이 있는데 그것은 1) 일의 질 quality 2) 일의 효율성 effectiveness and efficiency 3) 사람들과의 관계 effective working relationships 4) 구두와 서면 소통 능력 oral and written commumnication. 점수는 1 (허용되지 않는 unacceptable)에서 5 (뛰어난 outstanding)까지인데 대부분의 1년 차 신입들은 모든 항목에서 3 (충분히 잘한 fully successful)을 받는다고 내 상사가 인사 평가를 받기 전 이야기해 주셨다. 그러니 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