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미국 서바이벌
반면교사: 나만의 세상에 갇혀 살지 말자 본문
저번 주에 클라이언트 중 한 분이 나에게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다.
내가 일을 잘 못했다고 하면서 정확히 나의 "인종" 때문에 내가 케이스를 잘 조사하지 않아서 이 사건이 기각당했다고 했다.
내 상사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 사건은 우리 오피스를 벗어나서 워싱턴 디씨에 있는 본사까지 넘어갔다.
상사는 이 사건에 대한 나의 입장문을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분이 아무리 터무니없는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 제기를 했으니 우리는 여기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입장문을 써야하기에 내가 이 사건을 맡고 나서부터의 기록을 다시 훑어보았다.
그랬더니 처음부터 낌새가 안좋긴 했다. 엄청 예민한 분이라는 걸 그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처음에 진술서를 받기 위해 약속을 잡았는데 몇 번이나 취소를 하시고, 자기가 진술하는 과정 중 잘못 이야기하면 어떻게 하는지 걱정을 하셨다. 그래서 자기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친구를 데리고 와서 진술을 했다. 그 친구는 변호사도 아니고 그냥 본인의 친구이다. 그런데 그 친구분은 자기가 변호사인 것 마냥 내가 잘못했다고 문제 제기를 한 것이다.
상황에 맞지 않는 법정 용어를 들이밀면서, 나의 인종까지 문제 삼으면서 내가 잘못했다고 하는데 기가 막혔다
이 분의 사건은 정말 눈을 씻고 봐도 기각 시켜야 되는 사건이다. 결론적으로 이 분은 부당 해고를 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트레이닝을 받지 않고 계속 미루다가 해고를 당했는데 그마저도 다시 복직시켜주었다. 하지만 복직 조건이 마음에 안 들으셨는지 본인이 복직을 거부한 케이스다. 이 분에게 기각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데 전혀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주장이었고 자기는 복직된 적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본인의 진술서에조차 회사가 자기를 복직시켜 주었다고 쓰여있다. 자신의 말조차도 부정하는 분에게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일을 하면서 상식이 안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있으면서 자기에게서는 문제를 찾으려고 하지 않고 남에게서만 문제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의 인생을 보면 결국 세상 탓만 하다가 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의 삶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나에게 잘못이 있는지 점검해 보고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고치려고 하는 자세를 갖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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